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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치료일지

시작

나는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건 아니고, 입을 잘 안 연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무슨 글을 어디까지 적을 수 있을지, 적으면 공개로 올려놓기는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만 보는 비밀 일기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써 보려고 한다.

 

이번에야말로 정신과에 가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과연 병원에서 "이제 그만 오셔도 되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다니기는 할까? 그건 모르겠다. 어쨌든 곧 병원에 연락해 예약을 잡을 것이고, 초진 후에 본격적으로 기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여정을 돌아보고 싶을 때를 위해 나의 치료 과정을 담은 일지를 만들고자 한다. 말하자면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준비하는 거다. 그 실타래가 좀 깔끔했으면 좋겠지만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중에는 글을 조리 있게 쓰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중 하나라서 일종의 대안으로 '어차피 혼자만 읽고 말 텐데'라는 마음보다는 '누군가 내 글을 읽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면서 읽기 좋게 잘 다듬어서 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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