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7) 썸네일형 리스트형 만년필과 관계맺기 옛날에는 대학에 들어가거나 첫 직장을 갖게 되면 만년필을 선물 받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고 자연히 어른으로부터 만년필을 받거나 사용법을 배우는 일은 없어졌다. 그런 세상이기 때문에 아날로그보단 디지털이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만년필을 쓴다는 것은 참 귀찮고도 특별한 경험일 수밖에 없다. 먼저 만년필을 구매하는 것부터가 까다롭다. 브랜드 매장이나 교보문고 같은 큰 서점이 아니면 오프라인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들어서 시필을 하지 못하고 온라인의 정보만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너무 비싸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델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남들이 좋다고 .. 네 번째 진료 이제 어느 정도 내 상황에 대한 파악이 끝났고, 조금씩 깊게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몇 달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선생님이 그에 대한 내 생각, 감정을 끊임없이 물어봤다. 하지만 뭔가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은 채 헤매다가 상담시간이 끝나버렸다. 감정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 내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깨달았지만 실제 나의 삶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일까? 병원 문을 나서고 계속해서 머리를 굴려봤다. '그럼 뭐 어쩌라고?' 아, 이게 내 감정의 정체였다. 나도 답답하고 짜증 나는데 머리로 생각한 행동을 했다. 이렇게 하는 게 옳은 것이고 상황에 맞는 반응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했지만 사실 내 마음은 그렇게 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 내가 내 감정을 제대로 알아.. 세 번째 진료 병원에 갈 때는 텀블러에 물을 준비해야 한다. 말을 많이 하게 되니까. 사람들은 정신과에서 상담할 때 우는 경우도 많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나는 일단 뱉기 시작하면 참 잘도 한다. 꼭 정신과가 아니더라도 병원은 아프고 힘든 이야기 하러 가는 곳이라 마음이 편한 장소는 아닌데도 말이다. 이 블로그 첫 번째 글에 나는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썼는데 그렇지만도 않은가? 그래도 말을 하다 보면 감정의 동요는 일어나서 목소리가 흔들리고 속에서 울컥울컥 하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내가 괴롭고 슬퍼서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을 돌봐주지 못하고 내 편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반응이고, 그간 제 때 해결하지 못했던 해묵은 감정들.. 이전 1 ···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