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7) 썸네일형 리스트형 먹는 것과 나를 돌보는 연습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정신도 건강하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배워서 만들어 먹거나 맛집탐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 먹을 때도 대충 먹는다는 선택지 자체가 없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 이렇게 말했더니 선생님도 맞는 말이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상담은 종료되었지만 나의 치료는 끝나지 않았다. 내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인데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걸 아주 잘 한다. 반면 나는 그렇지 않았다. 끼니를 거르는 때가 아주 많아서 건강이 상했고 요리는 싫어했다. 먹는 게 귀찮고 싫은데 그걸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게 좋을 수가 없었다. 배고픔을 무시하다 못해 몸이 배고프다는 신호조.. 인사이드 르윈: 반복되는 굴레 속에서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은 시작과 끝이 같다. 이는 결말을 먼저 보여준 다음에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똑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르윈의 삶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나는 후자가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 가스등 카페에서 노래하는 무명가수 르윈 데이비스, 추운 겨울에 코트 하나 없고 거처도 마땅치 않아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며 소파 신세를 진다. 함께 노래하며 레코드를 냈던 친구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혼자서 낸 레코드 역시 재고 신세다. 심지어 커플 진과 짐의 집에서 종종 신세를 지면서 진과 잠자리를 한 뒤 임신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나마 없는 돈을 쥐어짜내 진의 중절수술 비용을 대는 것이 르윈이 보여주는 최대한의 성의이지만 병원 예약 .. 프랭크: 포기할 수 있는 계기 *스크롤을 내리자마자 결말 스포일러가 있어요. 가 다른 음악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음악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해야 하는 때를 알고 돌아서는 뒷모습은 슬프기보단 차라리 후련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본 뒤 나에게도 그런 포기가 필요했던 건 아닌지 고민했던 적이 있는데, 어느 날 를 다시 보고서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음악을 포기했다고 명확하게 결론을 내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멋대로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뿐이지 영화에 나오지 않은 후일담은 모를 일이었다. 뮤지션을 꿈꾸는 존의 방에는 카세트테이프와 온갖 포스터와 공연 티켓들, 그리고 음악 장비들이 있다. 그는 언제나 머릿속으로 노랫말을 떠올려보지만 그중에 쓸만한 건 하나도 없고 간신히 떠오른 멜로디는 .. 이전 1 ··· 3 4 5 6 7 8 9 ··· 13 다음